'다시 스무살이 되고 싶은 것이다..' 낡은 책 모퉁이



 

우리는 다시 스무살이 되고 싶은 것이다.
그리하여 연인이 만들어준 소나무 향기 밴 베개에
얼굴을 묻고, 그가 불러주는 노래에 잠이 들며,
그와 함께 천개의 언덕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싶은 것이다.
그리고 무엇보다,
당장 가진 것 하나 없어도 
일곱송이 수선화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여유,
그 열려있는 가능성이 갖고 싶은 것이다.


-- 황시내 [황금물고기] 중에서



석지은의 감성터치를 듣다가 오프닝 멘트가 너무 좋아서 다시듣기로 가져왔다. 다시 스무살이 된다면... 어떻게보면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었던 스무살에 나는. 캠퍼스의 설렘도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기대도 품지 못했었다. 순수했던 시절은 아마 상처가 없던 시절이 아닐까. 나는 이미 고등학교 2학년을 기점으로 뒤틀리기 시작했고 3학년이 되자, 내가 그 시절 제일 사랑했던 사람마저 나를 떠나고 말았다. 적어도 인간 관계에 있어서 부질 없음을.. 먼저 깨달아버린 첫 순간이었다.

그런 뒤 맞이하는 나의 대학생활은 그리 유쾌하지 못했다. 새로운 사람들은 그저 가식적이었고 무리를 지어 그들만의 세력을 키워갔다. 나는 애써 외면해야했고 철저히 '혼자'가 된 후에야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.

지금은 그 때의 휘청거리던 나의 모습을 후회하진 않는다. 하지만 훗날의 밑거름이라고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쓰린 기억임에는 틀림 없다. 나는 왜 그렇게도 빨리 사람에게 상처받았으며, 순수를 잃고 밝음을 감추게 되었는지. 수신자 없는 원망을 누군가에게 토해내지도 못한 채 참는 법만 배웠는지..

나에게 스무살은 아무는 방법을 몰랐던 서툰 상처였다.

하지만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음을 안다. 그 때로 돌아간다한들 나는 같은 사람을 사랑했을 것이고, 그 사람 앞에서 웃었을 것이다. 그리고 결국은 상처 받았을 것이다.

그렇게 될 인연이었다. 거기까지 였다, 나의 스무살은.









덧글

  • dearsnow 2012/08/20 23:23 # 답글



    이 곡은 스무살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'토닥토닥'해주는 것 같아요. 어휴~ 그렇지 않아도 비가 가득한 날들인데 마음마저 촉촉...


  • aprildawn 2012/08/21 07:38 #

    토이의 안녕 스무살이란 곡이에요. 델리스파이스김민규 씨가 부르셧구요.. 그나저나 가을장마라고 하던데 정말 비가 많이 오네요.. ;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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